두근두근 드디어 지긋지긋한 자궁근종을 제거하는 날이다.
예전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나는 2021년 2월 처음으로 자궁근종을 치료했던 이력이 있다. 그때는 8cm 정도의 크기였고 강남의 산부인과에서 하이푸 시술을 했었다.
그 후로 경과를 지켜보던 중 자궁 내 용종이 생겼었고 내막치료와 함께 용종제거술을 진행!
오랜만에 하이푸 시술을 했던 근종의 크기가 줄었는지 확인했더니 크기가 줄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근종이 둘러싸면서 거대근종으로 자리 잡았다.
그게 2023년 7월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이야기!
발견 당시 약 12~3cm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병원에서는 다시 한번 하이푸 시술을 권했지만 그전 것도 흡수/배출이 안되는데 또 해봤자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서울성모병원으로 전원을 했고 결국 개복술로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다!
(마지막에 제거한 근종 사진 있어요! 징그럼 주의! 배에서 양배추가 나왔어요!!)
수술날 아침에 수술실 가기 전 병실에서
새벽 4-5시 나이트번 간호사님들이 라운딩을 돌며 바이탈을 체크하고 수술 전 마지막 관장을 진행했다.
그전날 관장액이 많이 새었던 것을 인계받으셨는지 지금 베드가 더러워질 수 있으니 처치실에서 관장을 받겠냐고 물으셨다.
오히려 처치실 산부인과체어가 자세잡는데 불편했기 때문에 그냥 자리에서 진행하겠다고 말씀드렸고 그렇게 응꼬 관장을 진행했다.
최소 10분 정도 있다가 화장실 가라고 하셨으나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쉽지 않다.
옆으로 누운 채 5분 정도 있다가 일어나 밖에 위치한 화장실로 향했고 바로 들어가지 않고 화장실앞에서 최대한 버티고 버틴 후 들어가서 우르르 쾅쾅!!
시원하구먼 >_<
아! 내가 수술을 들어가게 되는 시간은 9시 30분에서 10시 정도의 시간이 될 거라 안내를 받았고 수술소요시간은 3시간 정도이나 유착정도에 따라 더 걸릴 것 같다고 들었었다.
환자복도 갈아입고 압박스타킹도 갈아 신고 기다리다 보면 내 수술시간에 맞춰 병실로 오신다.
이름을 부르면 씩씩하게 걸어 나가 병실 앞에 세워진 이동카트에 직접 누우면 된다.
이때 보호자는 따라갈 필요 없이 병실에서 대기하면 되고 수술실 이동이나 수술이 끝나거나 환자가 이동하는 것에 맞춰 보호자에게 문자로 연락이 갔다.
전날 근종제거한 거 직접 보겠냐고 물어보셔 보호자가 보기로 했고 수술실에서 전화가 갈 텐데 모르는 번호라고 안 받지 말고 잘 받으라고 하셨었다.
그래서 자궁근종을 제거하게 되면 보호자가 수술실로 가 직접 볼 예정!ㅋ
이제 수술실로 이동/ 두근두근
이동카트에 누운 채 직원분의 안내를 받으며 5층 수술실로 이동!
이동하면 수술전대기공 간에서 간호사분들이 환자확인과 어떤 수술을 하는지 손발톱 매니큐어나 문신 등 다시 한번 체크를 하게 되고 모든 준비를 마치면 수술실로 이동한다.
역시 그대로 이동카트에 누워있으면 나에게 배정된 수술실로 이동
큰 수술실에 도착하니 간호사분들이 상을 차리고 있었고(수술에 필요한 기구 물품 세팅) 이동카트에서 수술베드로 옮겨 눕 게 된다.
누우면 또다시 환자확인, 수술명확인등을 하고 바이탈을 체크하고 나면 교수님 등장!
김미란교수님의 스윗함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뭔가 츤데레느낌의 스윗한 교수님 :)
누워있는 내 배를 보며 이게 분만을 해야 하는 배지.. 아이고.. 하셨음 하핫
이미 나는 몸에 수술흉터가 많은 편이고 흉터를 크게 신경 쓰는 타입도 아니고 어디 가서 벗고 다닐 것도 아니니 교수님이 수술하시기 편한 절개방법으로 하시라고 외래에서부터 누차 말씀드렸었다.
저는 세로 절개 괜찮습니다 교수님!
하지만 나보다 교수님이 싫어하심.. 세로절개하면 100 미터밖에서도 보인다고 안된다고 가로절개로 해주시겠다며 절개부위를 확인 후
손을 잡아 주시면서 걱정 말라고 수술 잘될 거라고 다독여 주셨다.
신랑 앞에서 엄청 무덤덤해했고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다. 전신마취만 4-5번 했고 죽을뻔한 고비도 넘겨보고 했는데 이제 나 혼자가 아니고 결혼을 해서일까? 가족이 생겼다는 그런 책임감? 아니면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교수님의 말씀에 뭔가 울컥하고 올라오는 찰나 마취과선생님께서 나를 재우심ㅋㅋ
혈관주사로 약이 퍼지고(약 들어갈 때 아파요) 얼굴 위로 마스크가 씌어지고 크게 크게 심호흡을 해본다.
가슴이 올라오게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 쉬다 보면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들어버림.
엥? 벌써 끝났어? 나 살아있구나! 회복실로 이동
늘 그렇듯 잠들었다 일어나면 회복실에 이동되어 있다.
수술이 끝나게 되면 나를 수술실에서 회복실로 이동시켜 놓고 산소마스크로 산소를 마시며 바이탈 모니터링을 하게 된다. 회복실로 이동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회복실간호사님께서 나를 깨운다.
" 환자분 수술 잘 끝나서 회복실로 이동했어요. 크게 크게 심호흡해 보세요 "
환자가 깨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름도 물어보고 스스로 심호흡을 하는지 체크를 하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지 않으면 산소마스크를 제거한다.
제거 후 크게 심호흡을 하지 않고 스르륵 잠이 들면 산소포화도가 기가 막히게 딱 떨어진다.
정신 바짝 차리고 심호흡 크게 크게 하기!! 수술 후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심호흡ㅋㅋ
아픈지 확인 후 진통제도 놔주시고.. 무통주사도 달렸고 소변줄도 달려있구나..
배에 감각은 당연히 없었고 생리통과 비슷한 느낌의 통증이 평소 생리통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강도로 아팠다. 어찌 댔든 정신은 다 돌아온 것 같으니 병실로 이동
여보 나 기다렸어? >_< 회복실에서 병실로 이동
병실로 도착!
신랑이 쭈굴쭈굴 불쌍한 얼굴로 나를 본다. 마음을 많이 졸였나 보다. 그럴 만도 한 게 전날 갑자기 중환자실 이야기 듣고 하다 보니 뭔가 보통일이 아님을 느낀 것 같았다.
병실로 온 후 간호사님께서 바이탈체크하시고 진통제도 놔주시고 참지 말고 무통 누르라고.. 아프면 바로바로 말해달라고 하셨다.
심호흡운동 (폐합병증 예방하기)?
전날 받았던 심호흡운동기구 (들이마시는 호흡에 공을 올리는 운동)를 4시간 동안 하라고 말씀하셨다. 한 시간 간격으로 10번씩 진행해야 하는 미션!!
자지 말고 잘해야 한다. 전날 신랑한테도 교육시켜 놓음..ㅋㅋ 나자면 흔들어 깨우라고ㅋㅋ
수술 후 심호흡운동기구. 즉 심호흡이 중요한 이유는 전신마취동안 쪼그라든 폐를 심호흡을 통해 폐를 확장시켜 폐렴등의 수술 후 폐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심호흡하기를 제대로 안 하면 폐확장이 잘 안 되고 열도 오른다. 진짜 잘해줘야 함
같은 병실에 같은 날 수술하신 분들이 나포함 네 분이었는데 두 분이 수술을 마치고 열이 나서 심호흡 잘해야 한다고 간호사님이 특별교육을 하셨다.
마취과선생님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신지 마취약 조절을 잘하셨나 보다. 이번 전신마취는 끝나고 졸리지도 않고 정신이 아주 또릿또릿 했다.
한 시간 간격으로 심호흡운동을 할 때 공이 1-2개까지 올라가도록 들이마셔야 한다. 전날 맨 정신에도 1개가 최선이었음. 급하게 너무 서둘러하면 어지러울 수 있으니 한 번 하고 숨 고르고 한 번 하고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
심호흡기구 열 번 미션을 마치면 나머지 시간에도 갈비뼈 벌어지게 심호흡을 틈틈이 해줬다. 꼭 시간 맞춰서가 아니더라도 꾸준히 심호흡해 주면 굿!
물론 통증 때문에 심호흡을 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안 그래도 수술 때문에 아픈데 다른 합병증으로 더 고생할 수 없으니까 진짜 정신력으로 열심히 열심히 해줬다.
수술 후 통증 ?
앞서 말했듯이 통증은 생리통과 비슷한 느낌.
배랑 허리가 뒤틀리듯이 아픈데 평상시 느끼는 통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
회복실에서 진통제를 맞았고 수술실로 올라가기 전 무통주사 눌러주셨고 병실로 와서 또 무통주사 눌러주시고 근육주사로 진통제를 하나 더 놔주셨다.
아프다고 말 안 해도 알아서 줄 수 있는 진통제는 다 주신듯!
무통주사에 들어있는 진통제는 마약성진통제로 메슥거리거나 어지럼증등을 호소할 수 있는데 불편감 생기면 바로 간호사님께 말씀드려야 한다.
나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어서 알차게 무통주사를 맞았다. 한 번에 들어가는 양/ 시간설정등이 되어있어서 연속해서 누른다고 약이 계속 들어가진 않는다. 간격은 5분!
모든 주사가 그런 것은 아니고 무통주사를 만들 때 들어가는 진통제종류 등에 따라 처방을 해주심!
수술 후 통증뿐만 아니라 가스통에도 진통제가 효과가 있다고 하니 필요하면 간호사님께 말해 추가로 진통제를 요구할 수 있다.
수술 후 물과 식사는 언제?
수술방식과 담당교수님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나는 개복으로 자궁근종절제술을 진행했고 담당교수님은 김미란 교수님!
병실로 올라와 한 시간 후부터 물을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식사는 다음날 아침부터 가능했다.
마시는 물의 양을 체크해서 간호사님께 알려드려야 한다. 용량을 파악하기 쉬운 투명이나 반투명재질의 물병과 구부러지는 빨대가 있으면 양체크하기 좀 더 수훨했을것 같다.
소변줄이 없는 경우에는 소변보는 양도 따로 체크해야 하는데 나는 개복술이라 소변줄이 있어서 그건 따로 체크할 필요는 없었다.
간호사님이 챙겨주신 종이에 물마실 때마다 적어놓고 물어보면 알려드리면 된다.
수술 후 출혈 ? 패드 해야되나 ?
일단 소변줄이 있기도 했고 패드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수술하고 올라와서 따로 출혈도 보이지 않았고..
간호사님께서는 소변줄을 제거하고 패드를 하라고 말씀 주셨다.
수술 다음날 새벽에 뭔가 아래가 느낌이 싸해서 보니 약간의 출혈이 있었다. 환자복이나 침상시트에 묻어나는 정도는 아니었고 피부에만 묻어서 굳어있는 정도?
마이비데로 닦아내기만 해도 충분할 정도로 소변줄을 피해 주변피부만 닦아 냈다.
출혈양은 사람마다 달라서 상황에 맞게 준비하면 될것 같다.
침대에서의 자세와 움직일 수 있는 정도?
일단 걸어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수술 다음날 오전 소변줄을 제거하고 나서부터 가능하다. 오늘은 침대에 얌전히 누워있어야 한다.
병실에 올라와 4시간 동안 수술부위에 모래주머니를 올려놓고 있는데 이때 또 한 번 저세상을 경험한다. 옆으로 돌아눕거나 하는 것은 모래주머니를 제거 후부터 가능하다고 했었고
다리를 구부리고 있는 거나 상체를 세우는 것은 환자본인이 그 자세가 편하다면 해도 된다고 하셨다.
다리를 아래로 쭉 피고 있는 것보다 구부려 세우고 있는 것이 복부에 부담이 덜 한 것 같은 기분이고 통증도 덜했다. 가만히 누워만 있자니 등과 허리도 아파와서 침대를 움직여 상체를 15-30도 정도 세우고 있기도 하고 아예 누워있기도 했다.
4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교수님께서 모래주머니 이제 빼도 된다고 해서 제거했고 옆으로 움직여도 된다는 말에 아주 호기롭게 사이드레일을 붙잡고 옆으로 돌리는 순간!!!
장기가 다 쏠리는 느낌ㅋㅋㅋ 와우!
옆으로 돌아눕는 거 가능은 하나 하지 말아야겠다. 최소한 당일에는.. 이건 아닌 것 같다! 상체와 하체만 꿈직여야지
교수님 회진! 수술결과는?
교수님 회진시간이 되면 문자로 알림이 온다. 좋구먼! 밖에서 걷기 운동하다가도 시간 맞춰 병실로 올 수 있음!
수술당일은 어차피 누워있어야 하지만!
태블릿 PC로 피부절개 후 자궁근종만 배밖으로 나온 모습, 근종크기, 자궁 꿰맨 장면 등을 보여주신다. 마음 같아서는 전 과정을 보고 싶지만.. 수술과정 중간중간 모습을 캡처해 보면서 설명해 주시니 더 좋았다.
일단 제거된 자궁근종은 15cm 정도로 예전에 하이푸시술했던 근종이 떡져있었고 새로 생긴 근종사이에 물 같은 것도 나오고 난리였단. 어떻게 그걸 뱃속에 가지고 있었냐며..
수술 전에 개복해 보고 안쪽에 추가로 발견되는 근종중 경우에 따라 제거 못하고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을 들었었는데 15cm 근종 말고 0.7cm의 근종이 하나 더 발견되었다고 한다.
위치가 너무 안쪽이라 그 녀석을 제거하려면 헤집어야 하는데 위치가 임신을 방해할 위치라 고심 끝내 제거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그걸 건드리면 아마 임신은 불가능할 거라고..
그 자리에 근종이 있더라도 임신이 안 되는 건 아니니 일단 두고 추후 경과를 보기로 했다.
양쪽 나팔관이동테스트도 하셨는데 오른쪽은 길이 숭숭 뚫렸으나 왼쪽은 약간 애매하다고 하셨다.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기도 하고 양쪽 다 그런 것은 아니라 자연임신 가능하다고 하셨고 3개월 정도 지나 나팔관조영술을 해보는 것도 괜찮다고 하셨다.
일단 그것은 추후일!
불룩했던 배가 나름 납작해졌다! 21년도 초반부터 아랫배에 덩어리가 잡히기 시작해서 24년도 1월까지 3년 동안 임산부도 아닌 것이 임산부처럼 배가 나왔었는데.. 드디어 그냥 지방만 있는 내배로 돌아갔다!!
근종 떼어내면서 지방도 같이 떨어져 나갔다면 참 좋았겠지만 니 녀석들은 차차 내보내줄게..
속이 후련하다!
지긋지긋했던 하이푸시술의 잔재도 덜어내고 새로 생긴 녀석도 제거되고
교통수술 후의 문제로 유착이 심해 수술이 어려워질까 염려했던 부분도 유착 없이 깨끗하게 진행되었고
자궁내막손상도 거의 없이 이쁘게 잘 떼어졌다고 했다.
내막손상 없이 제거되었다고 나에게 말씀하시는 교수님과 선생님들의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나보다 더 기뻐하셨다. 나이 많은 새색시 임신하는데 무리 갈까 봐 배에 흉터가 심하게 남을까 봐 나보다도 더 신경 써주셨던 의료진분들께 너무 감사했다.
회진이 끝나고 괜스레 눈물이 났다. 주책이는구먼
개운하다! 이제 회복만 남았다! 남은 입원기간 동안의 후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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